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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캐 시대…나도 퇴근 후엔 요가 강사·코딩 교사·작가로 변신

공기업에 다니는 임 과장은 주말엔 ‘요기니(요가를 즐기는 여성)’가 된다. 우선 명상과 호흡으로 ‘업무 스위치’를 완전히 끈다. 요기니들끼리 모여 풍경 좋은 곳을 찾는 ‘수련 여행’을 다니고, 맥주를 마시며 수련하는 이색 요가도 종종 즐긴다.
한 공연 준비 업체에서 일하는 김 대리는 취미로 하는 발레를 위해 좋아하던 와인을 끊었다. 올해 말 아마추어 발레 콩쿠르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. 매일 퇴근 후 토슈즈를 들고 학원으로 향한다.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근육통이 찾아오곤 하지만 목표가 있어 기분이 좋다. 댄서가 되고 싶던 어릴 적 꿈을 접고 평범한 직장인이 된 게 못내 아쉽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.


이효리의 린다G…부캐 열풍

임 과장, 김 대리 같은 직장인이 요즘 크게 늘었다. ‘부캐(부캐릭터)’ 열풍이란 말까지 나온다. 미국 전역에 200개 헤어숍을 운영하다가 뒤늦게 가수로 데뷔했다는 콘셉트로 나온 가수 이효리의 ‘린다G’, 개그우먼 김신영의 둘째 이모 콘셉트 ‘김다비’ 등 연예인들의 부캐가 큰 인기를 끌자 일반인 사이에서도 또 다른 나를 찾는 게 화두다.
이들은 ‘플랜테리어(식물 인테리어)’ ‘라탄 공예’ 등 다양한 취미를 통해 다음주를 버텨낼 마음의 근육을 다지며 본업을 그만둔 이후의 미래를 준비한다. 취미를 즐기다 얼떨결에 두 번째 직업을 갖게 된 이들도 넓게는 ‘부캐족(族)’에 속한다.


퇴근 뒤엔 댄스 강사, 고깃집 대표로

평범한 직장인들은 페르소나(가면)를 몇 겹씩 쓰고 있다. 회사에 맞춰 생활하는 절제된 ‘본캐(본캐릭터)’다. 행여 꼬투리라도 잡힐까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많다. 하지만 퇴근 후와 주말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다. 직장에서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부캐로 변신한다.

 

김대훈 기자(daepun@hankyung.com)

 

출처: 한경닷컴(https://www.hankyung.com/economy/article/2020081026741)